작별을 고하고 건강하여라!
꽃이 시들듯
청춘이 나이에 시들듯
인생의 계단도, 지혜도, 덕도 모두
잠시 꽃 피울 뿐,
영속되는 것은 없다.
삶의 외침을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말고 용감하게,
또 다른 세계로 들어가듯
이별과 새 출발을 각오해야 한다.
일의 시작에는
새로운 힘이 깃들어 있다.
그것은 우리가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느니.
우리는 모든 공간을 차례로
밟고 나아가야 한다.
어느 곳에서든 집과 같은 집착을 버려라.
우주 정신은 우리를 구속함 없이
높여주고 넓혀주려 한다.
한 곳에 자리 잡고 머무르면
긴장을 잃기 쉬우니,
항상 출발과 여행을 각오하는 자만이
고립된 한계에서 벗어나리라.
죽을 때도 이와 같이 새로운 세계를 향해
젊고 기운차게 나아갈지도 모른다.
우리를 부르는 삶의 외침은 결코
멈추는 법이 없으니.
그럼,
마음이여 작별을 고하고 건강하여라!
- 헤르만 헤세/유리알 유희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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