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많이 마셔야 하는 사람 VS 적게 마셔야 하는 사람
건강해지려고 수시로 물을 마신다는 사람이 적지 않다. 청정 심해에서 뽑아냈다는 해양심층수부터 알프스산맥의 온천수와 빙하수 등 좋다는 물도 많다. 물을 많이 마시면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되고, 온갖 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믿는 ‘물 예찬론’. 믿어야 할까?
1. 물의 기능
요로결석 말고는 물로 치료 가능한 질병 없어 물을 많이 마시면 암, 심혈관질환, 소화기질환, 알레르기질환 등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는 과장된 주장이며, 물이 질병을 막아주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다. 요로결석을 제외하면, 물이 직접적인 예방·치료 효과를 보이는 질병은 없다. 다만, 물을 충분히 마셔서 인체 세포 내 수분 양을 알맞게 유지하면 세포 저항력이 높아진다. 그러면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등의 침입이 억제되고, 몸안 유해물질의 배출이 원활해진다.
신진대사 돕는 게 물의 핵심 기능
물의 중요성은 개별 질병 억제보다 더 근본적인 데 있다. 입→목→식도→위→소장→대장을 거쳐 몸에 흡수되는 과정에서 물은 각 장기의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온몸을 돌면서 신진대사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물 대신 녹차·커피·맥주는 ‘글쎄’
커피, 홍차, 녹차 등과 같은 카페인 음료는 많이 마실수록 체내 수분을 빼내는 역효과를 낸다. 카페인은 이뇨작용을 촉진해 몸속 수분을 배출한다. 커피는 마신 양의 2배, 차는 1.5배 정도의 수분을 배출시킨다. 주스, 탄산음료 같은 당(糖)이 들어간 음료도 탈수를 유발한다. 가당 음료를 마시면 체내 삼투압이 높아져 그만큼의 물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맥주도 마신 양보다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수분 양이 더 많다.
입
마신 물이 목으로 내려갈 때는 구강의 미생물이나 세균을 끌고 간다. 물에 쓸려 내려간 미생물과 세균은 위에 도착하면 대부분 위산에 의해 죽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
목·식도
물은 성대를 적셔서 목소리가 잘 나도록 하고, 식도 점막에 수분을 공급해서 연동운동이 잘 되도록 돕는다. 역류성식도염 환자가 속이 쓰릴 때 물을 조금 마시면 위산이 씻겨 내려간다. 이때는 위산 온도와 비슷한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위
위액을 어느 정도 희석시킨다. 다만, 물이 위산을 중화시키지는 않기 때문에, 위산과다로 쓰린 속은 물을 마셔도 가라앉지 않는다. 위장 점막이 손상돼 쓰린 속에는 수분 섭취가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소장·대장
마신 물의 80%는 소장에서 흡수돼 정맥을 지나 혈액으로 옮겨진다. 나머지는 대장에 내려가 대변을 묽게 하는 데 쓰이고, 일부는 대장 정맥을 거쳐 흡수된다. 물을 적게 마시면 대장까지 오는 물이 줄어 변비가 생긴다.
혈액·피부·호흡기
혈액은 전신 세포에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한 뒤, 세포의 노폐물을 싣고 돌아온다. 돌아온 물은 신장으로 흘러가서 소변이 돼 배출된다. 피부 세포에 도달한 물은 노폐물과 함께 땀으로 배출된다. 호흡기로 간 물은 기관지 내 먼 지를 ‘물청소’한다. 물을 자주 마셔서 기관지를 촉촉하게 하면 숨만 쉬어도 기관지가 깨끗해진다. 기관지 수분은 수증기로 증발된다.
2. 얼마나 마셔야 하나?
체중 많이 나가면 더 마셔야
하루 수분 배출량만큼 물로 수분을 보충해주면 된다. 표준 체중인 성인의 하루 수분 배출량은 3.1L 정도다. 대소변으로 1.6L, 땀·호흡·피부로 각각 0.5L씩 빠져 나간다. 보통 성인은 먹는 음식을 통해 1~1.5L의 수분을 섭취한다. 재활용(세포 대사 중에 생긴 물) 수분이 0.1L 정도이므로, 나머지 1.4~2L의 물을 마셔서 보충하면 된다.
만약 체중이 많이 나간다면 이보다 더 마셔야 할 수는 있다. 체중이 무거울수록 물 필요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체중에 30~33을 곱하면 대략적인 물 필요량(L)이 나온다. 체중이 70kg인 성인은 2.1~2.3L를 마시면 된다는 말이다. 날씨가 덥거나 활동량이 많아서 상의가 젖을 만큼 땀을 흘렸을 때도 더 마셔야 한다. 소변 횟수가 줄어들고 색깔이 짙어지면 몸의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매 시간마다 물 마시면 좋아
물은 한 시간 간격으로 한 번씩 마시면 좋다. 특히, 노년층은 신장의 수분 재흡수율이 떨어지며, 뇌의 시상하부에 있는 갈증 중추가 노화해서 몸안에 수분이 부족해도 갈증을 심하게 느끼지 못한다. 의식적으로 매 시간마 물을 마시면 좋은 이유다. 물은 벌컥벌컥 들이켜지 말고 한두 모금씩 나눠서 씹어 먹듯 마시는 게 좋다.
과도하면 이상 증상 유발
신장 기능이 정상인 사람은 물을 많이 마셔도 2시간쯤 뒤 소변을 통해서 대부분 배출된다. 물을 많이 마신다고 더 이로울 건 없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물 마시는 속도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서 두통·구역질·현기증·근육경련 등이 일어날 수 있다. 갈증이 심해도 한꺼번에 0.5L 이상의 물은 마시지 않는 게 좋다.
무조건 많이 마신다고 좋은 것 아냐
물을 무조건 많이 마신다고 건강에 더 이롭지는 않다. 세포에 수분과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배출하는 신진대사 유지에 필요한 정도만 마시면 된다. 건강한 사람은 목이 마를 때만 마셔도 신진대사가 충분하게 이뤄진다. 물 필요량도 일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 체중, 활동량, 날씨 등에 따라 달라진다. 60여 년 전인 1945년 미국에서 “매일 8온스(227mL) 잔으로 물 8잔을 마셔야 건강에 이롭다”는 주장(8×8 이론)이 나왔지만, 이후 대부분의 연구는 이 주장대로 물을 마신다고 해서 건강에 특별히 더 도움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 많이 마셔도 살 안 쪄
‘물만 마셔도 살이 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물은 0kcal로 열량이 없다. 일시적으로 체중이 늘겠지만, 심장과 신장이 정상이면 이뇨작용 때문에 평소 체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심장이나 신장에 이상이 있으면 체내에 수분이 축적돼 체중이 늘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 물을 마시고 살찐 것처럼 보이는 건 부종 탓이다.
3. 물과 질병
가벼운 심부전증이 있는 김모(47) 씨는 외래 진료 중 “평소 물을 많이 마신다”고 말했다가 의사에게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김씨는 협심증에 걸린 친구에게 의사가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다기에, 따라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의사는 “심장병 중에도 물을 많이 마셔야 하는 병과 그러면 안 되는 병이 있다”고 말했다. 수분 섭취를 권장하는 질병과 제한하는 질병이 따로 있다. 체내 순환과 노폐물 배출을 촉진해야 한다면 물이 필요하고, 순환 및 배출 능력이 떨어진다면 물을 멀리해야 한다. 수분을 적게 섭취해야 하는 경우라면 의사가 제시한 양만 마시고, 염분 섭취도 함께 줄여야 한다.
물 적게 마셔야 하는 질병
1 심한 갑상선기능저하증
물을 많이 마시면 수분 배출이 잘 안 돼서 저나트륨혈증이 생긴다. 심한 저나트륨혈증이면 나트륨 수액 주사를 맞아야 한다. 심하지 않을 때는 수분을 하루 1L 미만으로 제한하면 된다.
2 간경화
간 기능이 떨어지면 알부민이 생성되지 않는다. 혈액 속 알부민 농도가 낮아지면 수분이 각 장기에 배분되지 못하고 혈액에 남기 때문에 혈액 속 수분 함량이 높아진다. 늘어난 수분은 복강으로 흘러 들어가서 배에 복수가 찰 수 있다.
3 신부전증
갈증이 날 때만 의사가 권고한 양의 물을 마셔야 한다. 투석을 하는 5기 환자는 투석을 통해 단백질이 빠져 나가면서 알부민 생성 기회 자체가 사라진다. 그러면 수분이 각 장기에 배분되지 못하고 복강으로 흘러간다.
4 심부전
심부전이 있으면 심장 기능이 떨어져서 심장에 들어온 혈액을 충분히 내보내지 못한다. 따라서 물은 하루 1L 이내로 마셔야 한다. 그 이상 마시면 혈액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고, 혈관에 정체된다. 늘어난 혈액량 때문에 혈관 압력이 높아지면, 수분이 압력이 낮은 폐와 뇌로 흘러 들어가 부종을 일으킬 수 있다. 많아진 수분이 저나트륨혈증도 유발한다.
5 부신기능저하증
부신호르몬인 ‘알도스테론’이 과다 생성되는데, 이는 수분과 염분의 원활한 배출을 막는다. 따라서 많은 수분 섭취는 전신부종을 일으킨다.
물 충분히 마셔야 하는 질병
1 폐렴·기관지염
폐렴이나 기관지염 등 호흡기질환에 걸리면 열도 오르고 호흡이 가빠지기 때문에 피부와 호흡기를 통한 수분 배출이 늘어난다. 호흡기가 마르지 않도록 미지근한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신다.
2 염증성 비뇨기질환
요로감염, 방광염, 전립선염이 있으면 소변이 마려울 정도로 수분을 많이 섭취해서 염증 유발 물질을 소변으로 배출시켜야 한다.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고 농축되면 요로결석으로 변할 수 있다. 자신의 하루 소변 양보다 500mL 이상 더 마셔야 한다.
3 당뇨병
신부전 합병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는 수시로 물을 마셔서 혈당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 특히 갈증을 잘 못 느끼는 노인 당뇨병 환자는 목이 마르지 않아도 두 시간에 한 번씩 의식적으로 물을 마셔야 한다.
4 고혈압·협심증
혈액 속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점도가 높아져 혈액 흐름이 더뎌진다. 이 경우 혈전이나 지방이 혈관벽에 쌓이게 될 확률이 높아지므로 하루 1.5~2L 정도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이상지질혈증 단계부터 물을 충분히 마시면 협심증으로 진행되는 것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단, 염분은 하루 5~6g 이하로 철저히 제한해야 한다.
여름 감기 막으려면 물 마셔요
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여름 감기 예방에 도움이 된다. 물은 호흡기 점막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기관지와 폐의 섬모의 활동성을 늘려서 바이러스나 세균이 호흡기를 통해 침입하는 것을 막아준다.
4. 운동할 땐 갈증 안 나도 물 마셔야
운동 중에는 목이 마르지 않아도 이미 탈수 상태일 수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몸속 수분이 땀으로 배출되는데, 이때 갈증이 느껴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갈증 여부와 관계없이 물을 규칙적으로 마시는 게 좋다. 운동 전에는 운동할 때 땀이 흐를 것을 대비해 물을 마셔야 한다. 운동하기 2시간 전쯤에 체중 1kg당 5~7mL의 물을 마셔야 한다. 찬물이 따뜻한 물보다 흡수가 빨리 되므로, 15~21℃의 시원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운동 중에는 땀으로 전해질이 빠져나가므로 물 대신 나트륨·칼륨 등이 들어 있는 스포츠음료를 마시면 좋다. 사람마다 땀 흘리는 양이 다른데, 일반적으로 15분에 한 번씩 두세 모금 정도 마시면 된다. 운동이 끝나면 운동 전의 체중과 운동 후의 체중을 비교한 뒤, 빠진 체중에 따라 물 마시는 양을 달리해야 한다. 빠진 체중 100g당 150mL가 추천 섭취량으로, 체중이 500g 줄었다면 750mL 정도 마시면 된다.
5. 기능수, 정말 좋을까?
순수한 맹물에 원래 없는 성분을 추가하거나 물의 성질을 바꾼 ‘기능수(機能水)’가 있다. 다양한 기능수가 있지만,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보통 물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좋은 물’이란, 인체에 해로운 병원균 등 유해물질이 없고 깨끗하며, 음식물의 소화나 흡수율을 높여주는 약알칼리성(PH 7.5 정도)을 띤 물이다.
수소수
수소수(수소를 녹인 물)를 마시면 활성산소를 없앨 수 있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활성산소를 없애려고 일부러 마실 필요는 없다. 활성산소는 적당히 있어야 몸의 생리기능이 원활하고 면역기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적당한 운동, 금연, 채소 섭취만으로도 활성산소를 적정량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수소수를 마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해양 심층수
햇빛이 안 드는 심해에서 퍼올린 뒤 염분 등 용해물질을 제거한 물로, 미네랄이 풍부하다.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는 “미네 랄 섭취가 목적이라면 해양 심층수를 마실 필요는 없다. 먹는 음식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탄산수
탄산가스를 녹인 물이다. 탄산수를 마시면 변비와 다이어트에 도움 된다는 일부 주장이 있지만, 박현아 교수는 “의학적으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알칼리수
알칼리성을 띠는 물이다. 알칼리 이온수·알칼리 환원수·알칼리 브리수 등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모두 비슷하다. 알칼리수의 효능으로 많이 알려진 것 중 하나가 ‘몸속 활성산소를 제거해 노화를 막고 질병을 치료한다’는 주장이다. 김고운 교수는 “알칼리수에 신체 노화를 억제하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알칼리 이온수 생성기는 소화불량·위산과다·만성설사·장내 이상 발효 등의 증상을 다소 개선하는 효과가 있는 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허가를 받았다.
산소수
일반 물보다 10~15배 많은 산소가 들어 있다. 산소수가 “공기 중의 산소를 들이마실 때보다 체내 흡수가 더 빨리 된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지만, 물은 위장을 거쳐 혈액이 되기 때문에 이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다만 몸속 세포의 산소공급량을 늘려 신체 생리기능을 높이는 효과는 있다. 강동경희대병원 웰니스센터 김고운 교수는 “물을 끓이면 산소가 날아가기 때문에 그냥 마시라고 하는데, 그것과 같은 맥락”이라며 “물속 산소 중 몸에 흡수되는 양에 한계가 있지만, 그냥 물을 마실 때보다 많이 흡수되는 것은 맞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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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섭취 Q&A
물은 하루에 얼마나 마시는 게 좋을까? 수분은 꼭 물로만 보충해야 하는 걸까? 매일 마셔야 하고, 건강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서 물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 편이다. 건강한 물 섭취법에 대해 알아봤다.
Q. 물은 얼마나 마셔야 하나?
체중에 30 정도를 곱하면 하루에 필요한 수분량이 나온다. 체중이 70㎏이라면 2100㎖ 정도가 필요한 셈이다. 그런데 이를 모두 물을 마셔서 보충해야 하는 건 아니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는 "일반적으로 국물이나 채소·과일 등을 통해서도 1000~1400㎖의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며 "나머지를 물로 보충하면 된다"고 말했다. 200㎖ 기준으로 했을 때, 물을 다섯 잔 정도 마시면 된다는 뜻이다. 다만, 채소·과일을 잘 안 먹거나, 날씨가 덥거나 활동량이 많아서 땀을 평소보다 많이 흘렸다면 물을 더 마셔야 한다.
Q. 많이 마실수록 좋은 것 아닌가?
물을 많이 마셔도 대부분 두 시간쯤 뒤에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마시는 만큼 몸에 흡수되는 게 아니라서 많이 마신다고 특별히 해롭거나 이로울 게 없다. 다만, 한 번에 물을 지나치게 많이 마시면 오히려 몸에 이상이 생긴다.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 두통, 구역질, 현기증, 근육 경련 등을 겪을 수 있다. KMI의학연구소 내과 안지현 과장은 "심장, 콩팥, 간 질환이 있는 사람은 물을 많이 마시면 안 된다"며 "폐에 물이 차거나 부종이 생기거나 복수가 찰 수 있다"고 말했다.
Q. 물은 언제 마시는 게 가장 좋은가?
한국수자원공사 수질분석연구센터 자료에 따르면, ▲아침에 일어나서 ▲식사 30분 전에 ▲목욕하기 전에 물을 한 잔 마시면 여러 건강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는 "기상 직후에 물을 한 잔 마시면 위에 가벼운 자극이 가해져서 대변이 잘 나오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식사하기 전에 마시는 물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 과식하는 것을 막아준다. 식사 직전에 물을 마시면 소화액이 희석돼 제 기능을 못 하므로, 30분 정도의 시간 간격을 두는 게 좋다. 목욕하기 전에 물을 마시면 목용하는 동안 몸속 노폐물이 잘 배출된다.
조비룡 교수는 "자기 전에 물을 마시면 자는 동안 탈수가 생기는 것을 막아준다고 해서 챙겨 마시는 경우가 있는데, 노인이라면 이를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는 동안에는 콩팥이 소변을 만드는 일을 멈추는 게 정상인데, 나이가 들면서 이게 제어가 잘 안 돼 소변을 계속 만든다. 여기에 물까지 마시면 야뇨증이 심해질 수 있다.
Q. 물은 따뜻하게 마셔야 하나?
식사를 한 후에는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따뜻한 물이 장의 연동 운동을 도와서 소화가 잘 되도록 해준다. 식사 후에는 소화시키기 위해 위로 혈액이 몰리고 뇌에는 상대적으로 혈액이 줄어 집중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찬물을 마시면 위를 따뜻하게 보호하려고 혈액이 더 많이 몰려서 집중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 안지현 과장은 "과민성장증후군이 있는 사람도 찬물을 마시면 설사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고 말했다.
찬물이 좋을 때도 있다. 안 과장은 "더운 날에 체온이 올라갔을 때는 찬물이 도움될 수 있다"며 "체온이 많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고 말했다.
Q. 물 대신 차(茶)를 마셔도 되나?
카페인이 든 녹차·커피, 알코올이 든 맥주는 이뇨 작용을 하기 때문에 많이 마실수록 체내 수분을 빼내는 역효과를 낸다. 원장원 교수는 "특히 카페인은 마신 양의 1.5배에 해당하는 몸속 수분을 배출시키므로, 수분 보충이 목적이라면 적절하지 않다"며 "음료수는 당분이 많아서 아예 안 마시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카페인이 안 든 루이보스·캐모마일 같은 허브티는 괜찮다.
Q. 물을 끓이면 미네랄이 파괴되지 않나?
물을 끓인다고 미네랄이 파괴되지 않는다. 다만, 물속에 녹아 있던 산소는 줄어드는데, 물의 온도가 내려가면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특히 수돗물의 경우 병원균으로 오염되는 걸 막기 위해 미량의 염소가 함유돼 있는데, 한 번 끓이는 게 염소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된다.
Q. 전날에 마신 페트병에 담긴 물을 또 마셔도 괜찮나?
페트병에 든 물을 사 마셨다가, 남은 것을 다음 날에도 마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건강에 안 좋다. 페트병 뚜껑을 연 직후에는 물 1㎖당 세균 수가 한 마리였는데, 한 모금을 마시고 나니 900마리, 하루가 지난 후에는 4만마리가 넘었다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실험 결과가 있다. 이는 먹기에 적합한 기준치의 400배가 넘는 수준이다. 여름에는 세균이 한 마리에서 100만마리로 많아지는 데 4~5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페트병에 든 물을 샀다면 컵에 따라서 마시고, 입을 대야 한다면 한 번 마신 후 버리는 게 바람직하다.
Q. 물만 마셔도 살이 찔 수 있나?
사실이 아니다. 물은 0㎉로 열량이 없다. 일시적으로 체중이 늘 수는 있지만, 심장과 콩팥 기능이 정상이면 이뇨 작용으로 인해 금세 돌아온다. 그러나 심장이나 콩팥에 이상이 있으면 체내에 수분이 축적돼 체중이 늘 수 있다. 건강한 사람이 물을 마시고 살찐 것처럼 보이는 건 부종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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