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죄가 아니다.. 초등학교.. 아니 이제는 기억속에 사라져 간 국민학교 시절 난 소풍이 너무 싫었다.. 다들 어머니 손에 이끌려 행복한 얼굴들을 하며 오는 소풍날의 기억은 나에게 언제나 혼자서 먼 길을 갔다가 와야 하는 슬프고도 힘든 고행의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소풍 때면 언제나 신라면 봉지에 어머니는 계란 세 개를 넣어 주셨었다. 책가방에 넣어주시며 목이 메니 물을 마시며 먹으라고 신신당부를 하며 내가 사라질 때까지 대문 밖에서 서성이셨다. 그때는 챙피했다. 맛있는 반찬 하나 나눠 먹을 수 없는 내 처지가 한심스러웠고, 일년에 한번인 소풍 하나 챙겨주지 않는 어머니가 너무나 미웠다. 또한 소풍이 끝난 후 모두들 부모님과 함게 집으로 돌아갈 때 혼자 집까지 걸어가야 하는 나의 처지는 어린나이에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큰 짐이었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이 챙피함 보다 쪽팔림 보다 일년에 한번 있는 소풍에 따라가 주지 못하고 계란 세 개를 넣어 줄 수 밖에 없는 어머니 마음은 더 아프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었다. 중학교때도 , 고등학교때도 언제나 자격지심에 나의 가난을 어머니, 아버지의 무능력함을 사람들에게 감추기에 급급했지 당신들의 느꼈을..... 그 아픔과 슬픔을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오직 가슴에 가난에 대한 증오와 슬픔만이 있었다. 이제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짊어져야 했던 그러한 슬픔들을 내가 조금 도와 드리려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충분히 열심히 사셨다고 충분히 힘든 세월을 했으니 이제는 조금 쉬시라고 말씀 해드리고 싶다. 가난은 죄가 아니라지만 우리 부모님들은 마치 죄인양 우리에게 언제나 미안해 하셨다. 그리고. 가난이 죄가 아닌 약간의 불편함으로 느낄 수 있는 건 오로지 자기 자신의 마음가짐에 있다는 걸 너무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야 알게 됐다. 아는 만큼 보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아는 만큼 보는 것은 내 것이 아닙니다. 아는 만큼 행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내 것이 됩니다. - 이철환의《못난이만두 이야기》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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