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착한 하루를 보내야겠다.

 

어제보다 착하지도 못한 오늘을 그냥 듬성듬성 보내고 나서는

늘 그렇듯이 자신을 꾸짖기만 하는 반편스러움이 이제는 밉기까지 하다.

 

남보다 특출나고 별스럽게 보내는 것도 아닌 평범한 하루일진대

착한 오늘이니 아니니 하는 것 자체가 조금은 우스운 일이지만

어� 됐든 좀 착하게 하루를 보내든가 아니면 아예 후회 자체를 하지 말던가... 

 

하릴없이 먹은 나이에 그 적지 않은 나이는 다 어디로 먹었는지

 아직껏 어떻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참되고 착한 하루인지를 모르고 지낸다는 것이

사실은 우리 연배의 공통된 고민과 문제가 아닐까?

 

아침에 일어나 잠시 조간신문을 뒤적이고 가벼운 체조와 산책을 한 후

두 늙은이가 덩그러니 마주 앉아 아침 겸 점심으로 오전을 보내고는 

서로가 인터넷 서핑, 독서, 텔레비전 등에 매달려 그럭저럭 오후를 보내다가

이따금 가뭄에 단비처럼 불러내 주는 친구라도 있을라치면

도시락 싸들고 소풍 가는 어린아이 마냥 뛸 듯 기뻐하며 달려나가

바둑 몇 수 두거나 소주 몇 잔에 이야기꽃 피우며 마냥 행복해하는...

 

특히 요즈음은 대부분이 아들딸 모두 제짝 채워 내 보내고

보고 싶은 손주, 손녀 눈 빠지게 기다리면서 그리도 좋다는 찬란한 60대를

달콤한 군밤 까먹듯 솔솔 다 까먹어버리고 난 지금 

어제도 오늘도 다람쥐 쳇바퀴 돌듯 그냥저냥 거시기하게 보내고 있을 뿐 

루이제 린저의 "생의 한가운데"나 염상섭의 "삼대" 등을 뒤적여 보아도 

그리 뾰족한 삶의 수는 찾을 수 없는 안타까움 속에 

자동차보다 더 빠르게 가고 있는 철없는 우리 집 벽시계는 그저 마구 뛰기만 한다.

 

사실 진정한 삶의 기쁨은 매일 돌아가는 일상생활 속의

아주 사소하고 평범한 일에서 얻을 수 있다고 하던데  

아마도 우리는 아주 특별하고 비범한 일속에서만 삶의 행복과 기쁨을 찾으려고

공연한 헛다리만 짚고 있는 조금은 무지렁이 같은 존재는 아닐는지?

 

더구나 "알랭"의 말처럼 

우리는 누구나가 행복이란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와 힘을 자신 속에 충분히 갖고 있으면서도

늘 남이 만들어 놓은 기성품의 행복만을 찾고 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는 오늘도 어제처럼

 무었이 참되고 보람있는 하루인지를 모른 체 그냥저냥 보내고 있다.

하지만 반드시 희망찬 내일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내일도 이웃과 친구를 생각하고 배려하며

내 가족을 사랑하는 정말 착한 하루를 보내야겠다.

 

                                                        

  - 한 흥 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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