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일산경찰서는 온라인 가전제품 판매 사이트를 만들어 최저가로 소비자를 유혹해 현금결제를 유도한 뒤 잠적해 돈을 챙기는 수법으로 사기를 친 일당 10여명을 일망타진했다. 이들은 작년부터 무려 6개의 사이트를 만들었다가 폐쇄하기를 반복해 수백명의 피해자를 울리며 무려 6억8000여만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10여명이 넘는 사기조직을 검거했는데, 같은 달 '000전자'라는 문제의 사이트가 또 만들어져 비슷한 사기사건이 다시 발생했다.
최근에는 'OOO에어컨'이라는 사기 사이트로 인해 신혼부부 등 수십명의 피해자가 또 발생했다.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수법에 넘어가 피해자들이 송금한 돈은 이미 대부분 대포통장으로 빠져나간 상황이다.
이처럼 온라인 최저가 '먹튀' 사기는 비슷한 수법으로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과거 사기 수법을 토대로 이런 사기를 피하는 방법을 정리했다.
◆ 현금 결제 유도하면 일단 ‘사기 의심’
지금까지 벌어진 온라인 최저가 '먹튀' 사기 사례를 살펴보면 사기꾼들은 집요하게 현금만을 노렸다. 이미 최저가로 명시한 가격에서 추가로 10%가량을 더 할인해주거나 사은품을 끼워주는 식으로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번 OOO에어컨 사기에서는 사기꾼들이 에어컨에는 제습기를 끼워주고, 냉장고에는 밀폐용기를 끼워주겠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유혹했다. 지난 3월 발생한 '000가전' 사기에서는 이벤트 상품이라는 이유로 카드 결제를 불가능하게 만들어두고 대신 금액을 깎아주는 식으로 현금결제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현금만 노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카드는 결제일까지 기다려야 하는데다 할부로 결제할 경우 돈을 한번에 챙기기 어렵지만, 현금은 통장에 들어오는 즉시 대포통장으로 빼돌려 ‘먹튀’가 쉽기 때문이다.
같은 사기 사이트에서 물건을 샀더라도 카드로 샀던 피해자들은 카드사의 결제 취소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반면 계좌이체 등을 통해 현금결제한 피해자들은 돈을 돌려받기 어렵다.
◆ 네이버·다음·다나와를 믿지 마세요!
가전제품 최저가 '먹튀' 사기 피해자 대부분은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포털사이트나 다나와 같은 가격비교 사이트를 통해 판매사이트에 접속했다.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은 모두 가전제품 모델명을 입력하면 온라인 판매점을 가격순으로 나열해 보여주는 이른바 최저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가격 검색 서비스에 등록된 업체라고 해서 모두 믿을 수 있는 업체는 아니라는 점이다. 하지만 적잖은 피해자들은 이 사실을 몰랐고, 대형 포털을 믿고 물건을 구매했다가 낭패를 봤다.
네이버 등 가격검색서비스 제공업체들은 사업자등록,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등 형식요건을 갖춘 업체라면 일정한 심사를 거쳐 검색서비스에 등록해준다. 등록을 통해 검색결과가 노출되게 만들어주는 대신 2%가량의 수수료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소개해준 업체가 먹튀 사기를 벌였다고 해서 피해를 보상하지는 않는다. 해당 사이트로 안내만 해줄 뿐 거래와 관련한 책임은 질 수 없다는 것이 가격검색서비스 제공업체들의 입장이다.
◆ 상품평이나 구매 후기도 조작
온라인 쇼핑족은 물건을 직접 보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소비자들이 먼저 물건을 사고 남긴 상품평이나 구매 후기에 크게 의존한다. 하지만 이러한 구매후기도 조작될 수 있다. 때문에 상품평이 좋다고해서 그것을 믿고 물건을 구매해서는 안 된다.
이번 'OOO에어컨' 사기 사건의 사기꾼들은 사기를 의심하는 글이 판매사이트 게시판에 올라오면 이를 무단 삭제하면서 피해자를 끌어들였다. 지난 3월 가전몰 사기 사건의 경우 사이트의 ‘질문&답변’도 모두 조작됐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 누리꾼은 가전몰 사이트에 질문글보다 답변글이 더 먼저 작성된 것을 포착해 해당 사이트가 의심스럽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당시 2014년 출시된 제품에 대한 후기가 2011년에 작성된 것으로 나타난 점도 누리꾼들의 의심을 샀다. 결국 상품평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물건을 구매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 “사업자등록 정보도 유심히 살펴봐야”
사업자등록 정보 혹은 판매자 정보도 잘 살펴야 한다. 특히 사업자 등록지(통상 영업장소재지)와 판매사이트 영업장 주소가 일치하는 지, 사업자 등록지가 어디로 돼 있는지도 꼼꼼히 살펴보면 좋다. 이번 OOO에어컨 사건의 경우 사업자등록지가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로 돼 있어 일부 누리꾼들은 이 사이트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해당 주소를 직접 지도검색 사이트에서 찾아 위치를 살펴보면 가전제품 판매업체가 있기 어려워 보이는 곳이 주소로 등록된 경우도 있었다.
◆ 과거 사기 피해 이력…검색으로 알아보기
판매자의 전화번호나 계좌번호가 과거 사기에 활용된 이력이 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 홈페이지(http://cyberbureau.police.go.kr/)에서는 과거 3개월 동안 3회 이상 경찰에 신고된 전화번호와 계좌번호를 조회해 볼 수 있다. 의심스런 전화번호나 계좌번호가 있다면 이들의 사기 이력을 점검해볼 수 있다는 얘기다.
비영리 사기피해정보 공유사이트 ‘더치트’(http://thecheat.co.kr/)에서도 과거 사기피해 정보를 검색해볼 수 있다. 다만 해당사이트는 별도 회원가입이 필요하다.
다만 처음 사용되는 휴대전화 번호나 계좌번호가 범죄에 이용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피해 이력 검색에서 번호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사기가 아닐 것으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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