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 이해인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눈이 맑아 집니다.
부정적인 말로 남을 판단하기 보다는
긍정적인 말로 남을 이해하려 애쓰게 됩니다.
마음에 사랑이 넘치면
맑은 웃음이 늘 배경처럼 깔려있어
만나는 이들을 기쁘게 할 것입니다.
매우 사소한 것일지라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그를 위해서 열려 있는
사랑의 행동은
그 자체가 아름다운 보석입니다.
찾기만 하면
늘 널려 있는 이 보석을
찾지 못하는 것은
저의 게으름 때문이겠지요.
인연의 시작
눈만 감아도
떠오르는 인연이 있습니다.
어쩜 그 동안 수도 없이
옷깃을 스쳤을지도 모를,
그저 모르는 남남으로 눈길 한번
주지 않았을지도 모를 나의 반쪽 그가
어느 날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
인연의 시작입니다
지나는 바람에도 알 수 없는 설레임이 깃들고,
기다림의 창턱에 앉아 목을 길게 빼면
알 수 없는 떨림에
괜스레 두 눈이 젖어오는 것.
- 최정재의 시집《당신, 사랑해도 되나요...》에 실린 시
<스치듯 인연에서 동반까지> 중에서 -